[수첩] 혼돈의 제약바이오 업계, 당신의 최대주주는 '안녕하십니까?'

정윤식 기자 (ysjung@medipana.com)2024-02-22 06:00

[메디파나뉴스 = 정윤식 기자] 지난 2013년 고려대학교를 시작으로 전국의 대학교에는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었다. 단순한 안부를 묻는 문장으로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대자보는 사회 각계에 퍼져나가며, 수많은 패러디와 반대 파동 등의 사회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문구가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것은 '안녕'이라는 단어가 지닌 일반적 의미의 변주로 인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난 시대의 평가와 상관없이 변화된 '안녕하십니까?'라는 문구는 일상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때 사용되는 용례로 굳어졌다.

기자가 위와 같은 문구를 꺼낸 이유는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에 보이는 변화 때문이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해도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시작으로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 바이오솔루션의 헬릭스미스 인수, 엔케이맥스 최대주주의 반대매매 사태 등이 있다. 

이는 작게 보면 이전부터 지적돼온 문제와 불황 시기 전망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으나, 실체화된 현상이 업계에 파장을 미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최근 만난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의 주된 사유로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타계에서 비롯된 상속세 및 OCI그룹의 제약바이오 업계 진출 노력을 들었다. 현재 양 그룹의 통합을 두고 갈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자금 조달·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부분에서 오리온의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 후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시장 반응에 더해 증권사 연구원들 역시 엇갈린 의견들을 제시하고 있으나, 향후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헬릭스미스의 경우 카나리아바이오엠에서 바이오솔루션으로의 최대주주 변경 이후, 지난 14일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교체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업계에서는 바이오솔루션의 헬릭스미스 유상증자 대금 납부 능력과 주주 갈등 봉합 여부를 해결 과제로 지적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이사진 교체에 성공하며 출발점으로 돌아오게 됐지만, 해당 과정에서 엔젠시스 임상을 둘러싼 김선영 헬릭스미스 부회장 일가의 내부자거래 의혹이 제기되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난 1월 24일 엔케이맥스 최대주주인 박상우 대표의 급격한 지분 정리가 있었다. 이에 따라 박 대표의 지분은 12.94%에서 0.01%로 변경됐으며, 엔케이맥스 측은 해당 사유로 반대매매를 들었다. 그리고 같은 날 유형석 이사의 보유 주식 4만9850주에 이어, 지난 1월 31일과 1일에 걸쳐 조용환 부사장의 주식 8만720주도 장내 매도됐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박 대표의 '반대매매를 가장한 최대주주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의혹이 제기됐고. 지난 31일 엔케이맥스는 자사 홈페이지에 입장문 발표와 지난 1일 간담회 개최를 통해 반대매매의 배경과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해당 여파로 지난 2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측은 대주주인 박소연 회장과 김진우 부회장이 5일 보호예수에서 풀리는 보유주식에 대해 매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이후 6일 보로노이는 당사 최대주주의 주식담보대출 이슈 관련 정보 해명문을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불황에 따라 흔히 말하는 '솎아내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글로벌 경제 개선 여부를 통해 빠르면 하반기에는 업계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내실 있는 바이오 기업들이 자금 문제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들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과 기업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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