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없는 C형간염, 예방책 '국가검진' 통한 조기 발견 뿐"

[기획 Day by day]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 대한간학회 이한주 이사장
예방 백신 없는 C형 간염, 조기 발견으로 약제 사용 시 완치율 98% 도달
"바이러스 간염, 국가 차원 시스템으로 체계적 개선 필요"…학회 차원 대국민 홍보도 뒷받침

박선혜 기자 (your****@medi****.com)2021-07-2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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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덮쳐오기 이전 전세계를 떨게 만들었던 '바이러스'가 있다.

'침묵의 장기'로 불리는 간은 심각한 손상이 일어난 뒤에도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이 많아 국내 암 사망률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간암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 '간염'이라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C형 간염은 예방 백신이 없는 데다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늦어 만성 간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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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는 7월 28일 '세계 간염의 날'을 맞이해 대한간학회(이하 학회) 이한주 이사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학회 활동을 조명해봤다.

◆간염, '백신 접종' 국가 사업으로 발병률 낮춰…C형간염은 조기진단만이 '답'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국내 C형 간염 환자는 약 30만명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약 1%로 추산된다. 

C형 간염은 국가건강검진 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상태다. 감염되면 70~80%가 만성간염으로 진행한다는 데 있다. 이 중 40% 정도는 간경변증, 간암으로 악화한다.

현재 우리나라 간암 원인의 74.2%가 만성B형 간염, 8.6%가 C형간염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적극적인 백신 접종 권고가 뒷받침되는 B형 간염에 비해 C형 간염은 백신이 없어 예방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이사장은 "간염, 특히 바이러스 간염은 장단기적으로 중대한 건강 문제들을 초래하므로 전략적 대처가 중요하다"며 "B형간염은 과거 학계와 정부의 노력으로 필수 예방접종 항목으로 채택돼 출생 시 모든 국민이 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을 시행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방접종사업이 도입되기 전인 1980년대 초에는 한국인의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이 6.6~8.6%에 달했으나 예방접종사업이 시행되면서 2011년에는 10세 이상 B형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은 3.0%까지 감소했다. 

더불어 조개 젓갈이나 오염된 음식물 등을 통해 급속히 유행했던 A형간염도 수십년 전부터 학회가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예방접종 필요성을 널리 홍보해온 결과 필수 예방접종으로 채택돼 시행되고 있다.

그는 "현재 1970~1990년대 출생 인구가 항체 보유율이 낮아 A형간염에 가장 취약한 연령대다. A형간염은 예방접종 후 항체 생성률도 높고 부작용도 적기 때문에 가급적 사전에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모든 간염이 다 예방 백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C형 간염은 예방백신이 없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따라서 현재 C형간염에 대한 대책은 가능한 조기에 환자들을 진단,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 뿐이다. 

이 이사장은 "무증상의 C형간염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선별검사가 필요하다"며 "선별검사로 C형간염 항체검사가 국가검진사업 내에 포함되도록 학회에서 보건복지부 및 정부 관계자들과 다각도로 협의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기발견 시범사업에서 더 나아가 국가검진 항목 지정 필요"


세계보건기구(WHO)는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를 목표(2030년까지 전체 환자 90%를 진단하고 80% 이상 치료)로 국가별 C형 간염 퇴치 계획 수립과 범국가적인 검진 권고와 지원 정책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18~79세를 대상으로 C형 간염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유병률이 0.07% 이상만 돼도 고위험군의 특정 연령대만 검진하는 것보다 전 인구 항체 검사가 비용 면에서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일본은 2002년부터 C형 간염 위험 요인과 관계없이 모든 성인을 대상으로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대만은 2025년을 C형 간염 퇴치 목표 해로 세우고, 2016년 국가 차원의 C형 간염 퇴치 프로그램 부서를 조직해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관련 정책 지침을 마련해 45세 이상 검진 및 치료 지원을 진행 중이다.



학회에 따르면 간경변증, 간세포암종과 같은 만성간질환의 상당수는 B형 또는 C형 간염바이러스에서 비롯된다. 

바이러스 간염뿐만 아니라 알코올 간염, 지방간염, 다양한 독성 물질로 인한 간염 등, 여러 종류의 간염이 국민 건강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고 이로 인한 직간접적인 사회경제적 손실은 막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바이러스 간염은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예방, 진단, 치료 시스템이 꼭 필요한 질환이다. 다행히 질병관리청에 바이러스 간염을 총괄하는 부서가 통합돼 보다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간염 관리정책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달했다.

그 중에서도 학회는 C형 간염을 포함한 국가건강검진 제도가 우선적으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C형 감염은 예방백신이 아직 개발되지 못했으나 이미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적인 약제들이 개발됐다. 약제들의 완치율은 98% 이상으로 조기에 진단만 한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을 완치시킬 수 있다"며 "C형 간염으로 인한 합병증과 사망률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무증상의 C형 간염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작년에 질병관리청에서 시행했던 1964년생을 대상으로 한 C형간염 조기발견 시범사업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학회는 설명했다.

그는 "조기발견으로 인한 혜택이 많은 만큼 시범사업에서 더 나아가 C형간염 검사가 국가건강검진 항목으로 포함돼 국민들이 더 이상 간염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는 날이 조속히 올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학회도 검진항목 채택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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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들이 인지하도록"…학회, 다각적 홍보활동으로 '예방' 선도

간염의 발병률을 낮추는 데에는 백신 접종 만큼이나 '홍보'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학회 측에서 꾸준히 간염에 대한 정보와 백신 접종 중요성을 알려온 덕분에 국가 시범사업과 함께 시너지를 발휘해 국내 간염 발병률을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회는 다년간 라디오 캠페인이나 지상파 방송 등 여러 방법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간질환에 대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국민 홍보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들이 더 자주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온라인 동영상 홍보와 카드뉴스 제공과 같은 변화된 방법들을 도입했다.

올해에는 '사소하지만, 진료실에서 물어볼 수 없었던 진짜 궁금한 간 이야기, 간 건강 TMI'라는 큰 주제 아래, 간 상식/ 바이러스 간염/ 간경변증 및 간암/ 술과 간의 상관관계라는 소주제로 4편의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를 통해 배포함으로써 일반인들의 시선에 맞추어 궁금증들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고자 했다. 

이 이사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학회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변화하는 상황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해 획기적이고 효과적인 온,오프라인 학술활동 방안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 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통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더욱 강화해 나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수십 년간 우리나라 간질환의 흐름을 정리하고 간질환 극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는 '한국인 간질환 백서' 개정작업에 박차를 가해 가을 학회에 맞춰 발표하고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간질환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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