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환자 많은 '신경계 질환'…"정부, 의료수가 현실화 필요"

[기획 전·학·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 석승한 이사장(원광의대 신경과)
"숙련된 의료인력과 첨단 시설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갖추기 어려워"

박민욱 기자 (hop***@medi****.com)2021-08-1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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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잠은 왜 오는 것일까?", "마취 원리는 어떻게 되나?" 현재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단지 특정 약을 우연히 써보니 무감각과 무통이 있었고, 학습에 따라 현재 수면 관리나 마취가 이뤄질 뿐 정확한 기전이 밝혀지진 않았다.

인체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많은데 특히 신경 관련 부문에서 앞으로 연구해야 할 분야가 산더미이다.

이런 측면에서 신경집중치료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분야로, 새로운 치료의 표준 확립과 다학제적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신경질환은 급성 및 중증인 경우가 많지만, 관련 시설 마련이 후순위로 밀려 학회가 연구를 통해 그 필요성을 부각해야 할 시점에 와있다.

메디파나뉴스는 올해 8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대한신경집중치료학회(이하 학회) 석승한 이사장<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신경집중치료 분야의 발전을 위한 방향성을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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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증환자 비율 높은 신경질환…"정부와 의료기관 관심 필요"

뇌경색 및 뇌출혈을 포함한 뇌혈관질환, 뇌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중증 염증 등이 모두 신경질환 영역이다.

신경질환은 중증환자 비율이 높아 환자의 상태가 급속히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에서 다학제 치료와 세밀한 환자 관리가 필수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중요한 의학의 한 분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8년 신경계 급성질환과 중증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여러 임상과 회원이 참여해 학회가 태동했고 13년째 국내 신경집중치료 분야의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키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정부와 의료기관의 인식 부재를 느끼고 현실적으로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전문인력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석 이사장은 "급성 및 중중 신경계 질환 집중치료는 생명이 위태로운 중증환자들을 돌보는 분야인 만큼 고도로 숙련된 의료인력과 첨단 시설을 갖춘 진료 환경이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정부와 의료기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환자 집중치료실은 환자의 활력 징후가 안정되지 않은 경우, 의료인이 상주해 인공호흡관리, 수액과 전해질 균형유지, 혈액학 지속적 관찰, 감염관리 등 집중적 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응급실, 검사실, 혈관조영실, 병동의 뇌졸중 집중 치료실 등과 언제든지 연계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를 운영하는 것은 경영에 부담을 느끼기에 많은 병원으로 확산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석 이사장은 "신경계 중환자 치료 중요성에 공감한다면 정부는 치료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의료수가 현실화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제도 개선을 바탕으로 전문인력 양성, 의료기관 내에서 집중치료실 및 집중치료 전담팀 운영이 확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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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회 연구역량 강화, 신경계 중환자 치료실 확대에 초석"

정부의 지원이 선행되기 위해서는 학술적 증례와 지침,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즉 학회의 활발한 활동과 움직임이 신경집중치료실 확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석 이사장은 "학회는 신경계 질환 환자 치료가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의료 제도와 정책에 대해 살펴보고 개선에 힘써 더 많은 의료기관이 신경계 중환자 치료에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학회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유관 학회와 국제 교류 확대를 통해 연구를 통한 학문적 확장성을 마련할 것이다"며 "또한 전공의들을 위한 교육 확대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체계화된 '신경집중 학문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화 교육을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한국연구재단에 등재된 영문학술지를 발행하고 있으며, 학회 학술지인 'Journal of Neurocritical Care'의 국제학술지로의 발돋움을 노리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신경계 중증질환 치료의 질을 높일 근거를 만들고 의료기관에서도 독립적 신경계 중환자를 위한 집중치료실 마련에 도움이 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타 학회와 연계를 통해 학술 교류 및 영향력을 넓혀가겠다는 뜻도 피력했다.

석 이사장은 "학회 자체가 이미 신경과, 신경외과, 중환자의학과, 내과 등 다학제 회원들이 모였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중환자의학회 등 타 학회와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 코로나19 대면 학술교류 제한…'연구 활성화 위원회' 신설로 연구 지원

그동안 학회는 매년 2차례 학술대회 및 집담회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했지만,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진행된 이후부터 쭉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석 이사장은 "코로나19 추이를 보면 올해 추계학회 역시 이전과 같이 대면으로 학회를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상황이 자칫 학술 및 연구 활동에 제한으로 나타날 수 있어 많은 신경을 쓰고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번 학회 집행부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연구활성화위원회'를 신설하고 신경계 급성 및 중증질환의 집중치료 분야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 학술 및 연구활동을 독려하고 지원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학회가 부족한 부분으로 대국민 홍보를 꼽았다.

지금까지는 의료계와 정부에서 급성 및 중증 신경계 질환 환자에 대한 집중 치료의 중요성에 대해 알리고 제도적 뒷받침을 위해 노력했지만, 국민에게 메시지를 많이 전하지 못했다는 것.

석 이사장은 "신경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 후 환자 예후가 더 좋다는 것이 학문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만큼, 이런 사실을 국민에 더 적극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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