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내장 수술, 인공수정체 발전으로 질 높은 선택지 제공"

[기획 전·학·시]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현준영 신임회장
다양한 다초점 인공수정체 등장으로 빛번짐, 시력, 감도 개선 등 환자 만족도 향상
"환자 상황 따라 다를 수 있어 '의료 양면성' 고려해야…수가 적용도 균형 필요"

박선혜 기자 (your****@medi****.com)2022-01-15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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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파나뉴스 = 박선혜 기자] 감각기관 중 '눈(안구)'에 발생하는 질환은 생사를 좌우하진 않아도 삶의 질을 크게 하락시킬 수 있어 혁신적 기술에 대한 니즈가 높다.

그 중에서도 '백내장' 수술은 국내 60세 이상 성인 10명 중 8명이 앓고 있는 안질환으로, 지난해 국내 수술 195만건 중 70만 2,621건(36%)를 기록할 정도로 단일 수술 중 가장 빈도 수가 많은 질환이다.

과거 백내장 수술은 '단초점 인공수정체'만을 적용해 교정 시력 한계나 빛번짐 현상이 있었지만, 최근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등장하면서 환자 만족도를 질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선택지가 마련됐다.

이에 메디파나뉴스는 올해 임기를 시작한 현준영 한국백내장굴절수술학회 신임회장(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를 만나 인공수정체 신기술 관련 백내장 수술 동향과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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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고령층 외에도 다소 젊은층에서도 백내장이 많이 생기고 있다는데, 환자 현황은 어떠한가?

백내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연령이다. 연령이 증가하면서 백내장 발생률이 증가한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요인도 있다. 

사실, 젊은 층의 백내장 발생률이 현격하게 증가했다는 데이터는 현재 없다. 그러나 예전에는 백내장이 연령이 증가하면서 조금씩 발생했다면, 요즘은 백내장 수술 시점이 빨라지고 있는 경향이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생활에 필요한 시력의 요구도가 충족되지 못하면 수술을 하게 되는데 이런 부분이 예전보다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진 측면 외에도 수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더불어 백내장 수술 건수 증가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시기적으로 맞물렸다고 볼 수 있다. 환자 사이에서 시력 요구도가 늘어나고 있고,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수술을 하지 않겠지만 수술 기법이 발전하고 수술 결과가 좋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미세 절개로 대부분 봉합을 하지 않고 시력 회복도 훨씬 빨라진 편이다. 이러한 요인이 맞물린 것이 원인이다. 

Q. 백내장 수술, '환자 의향' 혹은 '의사 권고' 중 어느 케이스가 더 많을까.

백내장 수술은 국내에서 적응증이 명확하게 정의돼 있는 것이 없다. 

다만, 미국안과학회나 해외 백내장굴절수술학회에 따르면, 백내장으로 인해서 본인의 삶에 필요한 시력의 요구도가 충족되지 않고 백내장 수술로 인해서 해결될 수 있다면 수술하는 것이 수술 적응증이라고 돼있다. 

백내장 수술 적응증 자체가 환자가 느끼는 시력의 요구도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환자 요구도 변화에 따라서 젊은 층 수술률도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의사가 먼저 권고하는 경우는 흔하지는 않다. 대부분 눈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시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환자들은 시력이 0.3으로 떨어지고 백내장이 있는데도 불편해하지 않는다. 이런 환자들처럼 생활 속에서 불편한 점이 없고 백내장으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력이 0.8~0.9이며 백내장이 있는 경우 굉장히 불편해하는 환자도 있다. 직업적으로 눈을 많이 사용하거나 선명하게 봐야하는 필요가 있는 경우라면 수술하는 것이 낫다. 

백내장을 수술하지 않으면 실명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하는 환자들도 있다. 물론, 백내장이 아주 심해지면 실명을 하기도 한다. 백내장이 있는데 수술을 하지 않고 오래 방치해 두면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같은 다른 2차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건강검진이 활성화돼 있고 환자들이 안과에 자주 방문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백내장이라는 질환 자체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급성으로 진행되는 병은 아니기에 조금 여유를 가지고 생각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인터뷰 사진 4.jpgQ. 백내장 수술 시 인공수정체 선택, 어떤 점을 고려할까?

수술 전에 환자에게 제일 적합한 게 어떤 것인지, 환자들의 생활 패턴이 어떤 지 체크해서 인공수정체를 선택하고 있다. 어떤 환자들은 굳이 가까운 거리를 잘 볼 필요가 없는 반면, 오히려 원거리 시력이 중요한 환자도 있다. 

또한, 돋보기가 불편하지 않은 환자도 있고, 안경을 쓰는 것이 너무 싫은 환자도 있듯이 다양한 환자들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 별로 어느 렌즈가 적합한지, 눈 상태 등의 요소를 고려해서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주목되고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종류가 여러가지이며, 원리도 종류마다 다양하다. 

보통 렌즈에 빛이 지나가면 렌즈에 빛이 꺾여서 초점이 맺혀진다. 환자가 멀리도 보고 가까이도 보려면 초점이 여러 개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광학 기술이 사용돼 환자가 수술했을 때 빛번짐 등이 심했고, 의료진이나 환자도 수술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최근에 나온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회절형 다초점 인공수정체가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데, 이러한 빛번짐현상을 최소화시켰다. 이에 불편함을 느끼는 환자들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만족도도 향상됐고, 먼저 요구를 하는 경우도 늘어났다. 

물론,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쓴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이 기술이 적합하지 않은 환자도 있다. 예를 들어, 요즘은 난시도 교정을 할 수 있지만 부정 난시가 있을 경우, 과거 다른 질환으로 인해서 각막에 혼탁이 있을 경우, 망막에 병변이 있을 경우 등 환자 상황에 따라 빛이 나눠지는 것에 대한 민감도가 굉장히 높을 수 있고 이런 경우 불편감을 더 예민하게 느낄 수 있다. 

그런 질환들이 백내장과 별개로 진행될 경우 지금은 심하지 않더라도 나중을 생각했을 때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해당 환자 경우 권하지 않는다.

Q. 포괄수가제 적용 이후 백내장 수술 급증에 따라 많은 문제들이 야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포괄수가제는 실제 의료 현장에서 좋은 점도 있고 어려운 부분도 있는 등 양면성을 갖고 있다. 의료보험 재정은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에 투입이 돼야 하는데, 백내장은 삶의 질에 굉장히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고 많이 행해지는 수술이기 때문에 포괄수가제로 환자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 것은 긍정적인 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백내장 수술은 새로운 기술이 굉장히 빠르게 접목되는 분야다. 이런 부분들이 포괄수가제에서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환자에게 분명히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지만 의학적으로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백내장은 수술을 하지 않으면 환자의 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꼭 해야 하지만, 다초점 인공수정체 경우 추가적으로 더 나은 결과를 위해 환자가 원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험급여에서 제외돼 있으며 환자가 따로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물론, 요즘 제도 개선이 많이 된 상황이다. 예를 들어, 합병증이 생길 만한 환자에서 추가적인 수술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별도 보상을 통해 인정을 해주고 있다. 

아울러 일부에서 의료인이라고 할 수 없는 부적절한 행동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 학회측에서도 내부 자정 노력을 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제대로 된 백내장 수술에 대한 정보를 알려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 심평원, 보건복지부와 긴밀히 협조해서 올바른 정책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환자 분들이 좀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료는 양면성이 있다. 필수로 보장해 주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환자분들은 그 이상의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균형을 잘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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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신임회장으로서 백내장 및 굴절 수술 관련 많은 현안을 해결해나가야 할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은?


백내장굴절수술학회는 안과 학술 단체 중 대한안과학회 다음으로 가장 큰 학회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책임이 무겁다. 

백내장 수술은 국내에서 수술 건수로는 가장 많이 행해지는 수술이다. 국민 건강이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학술 연구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부분이나 기술적으로 국민의 눈 건강을 담보하면서도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학회이기 때문에 책임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우선 올해 국제 학회인 아시아태평양백내장굴절수술학회와 6월 달에 공동 학술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가장 큰 행사이다 보니 행사 준비에 에너지를 많이 쏟고 있다.

더불어 백내장 수술이나 굴절 수술은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도 많이 하고 있지만 1차 병원에서도 흔한 수술인 만큼 임상에 관한 여러가지 팁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환자에게 꼭 조언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은 정보가 많이 오픈 되어 있다. 반면에 광고성 정보들도 넘쳐나는 상황이라 환자들이 안과학회, 백내장굴절수술학회, 안과의사회 등 공신력이 있는 루트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다면 실제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백내장이라는 질환에 대해서 너무 공포심을 갖지 않아도 된다. 단지 두려워서 수술할 필요는 없는 상태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안과 의료진들과 이를 충분히 상의해 보시 길 바란다. 

하지만 의사가 적당하게 얘기하면 환자들이 너무 괜찮다고 생각해 병원에 안가는 경우가 있다. 의사가 어느정도 주의를 드리는 것은 환자들이 주기적으로 눈을 검사하도록 경각심을 심어 주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다. 

특히, 예전보다 시력이 떨어졌다고 느끼거나, 생활할 때 보는 것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진다면 일단 안과에 가서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길 권한다. 

백내장 수술은 본인의 생활에 필요한 요구도가 굉장히 큰 부분이어서 사실 환자와 의사가 상담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편감을 느끼면 일단 병원을 찾아가는 것이 맞다고 할 수 있지만 그 불편감이 백내장 수술로 해결될 문제인지,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해야 할 부분인지 잘 진단을 받고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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